차 이야기/보이차 이야기
거풍(擧⾵)
거목
2020. 3. 3. 21:43
예전에는 보이차를 거풍시킨다는 말을 자주 했었던 것 같은데요,
요즘 들어서는 거풍이라는 말을 쓰는 사람이 많이 없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인 악퇴발효 방법으로 만든 숙차, 혹은 습창으로 곰팡이가 생긴 차들은 고유의 불쾌한 냄새가
남아있습니다.
이런 차들을 구입한 경우 긴압차는 해괴해서, 산차는 넓게 펴서 그늘진 곳에 보관하며 불쾌한 냄새를
희석, 휘발시키는 과정을 거풍이라고 합니다.
향기, 냄새를 가진 성분들은 휘발성이 많기 때문에 최대한 공기 중에 노출시키면서
좋지 못한 냄새를 빼주는 것이지요.
요즘은 숙차 만드는 기술이 좋아져서 전통적인 악퇴발효 숙차에서도 숙미, 숙향이 많이 나지 않습니다.
게다가 비교적 최근에 개발된 미생물 접종법은 숙차의 고질적인 불쾌한 냄새를 거의 사라지게 만든
기술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굳이 거풍을 시킬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습창차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처럼 우리기만 해도 곰팡이 냄새, 썩은 냄새가 풀풀 나는 차의 유통도 많이 줄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과도한 습창차가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어서라고 생각합니다.
가끔 종이 냄새가 스며든 차도 있습니다.
차를 포장하는 면지는 닥나무로 만드는데요,
아무런 화학처리를 하지 않아도 종이 특유의 냄새가 있습니다.
이런 종이 냄새가 싫다면 차를 해괴해서 작은 항아리에 넣고 보관하면서 마시는 것도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