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반장, 태족(傣族)의 언어로 ‘물고기가 있는 곳,...다원(茶園)면적 총 4,490마지기, 전체 보이차 수확량은 매년 60톤 정도

포랑산 해발 1700m 깊은 산속에 위치한 노반장 마을 모습

[칼럼니스트 이수백] 노반장(老班章)은 중국 운남성(雲南省) 서쌍판납주(西双版納州) 맹해현(勐海縣) 포랑산(布朗山) 해발1700m의 깊은 산속에 위치하는 130 가구, 인구 534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하니족(哈尼族) 시골 마을이며, 여기는 아열대 고원기후로 여름에 덥지 않고 겨울에 춥지 않아서 생활하기가 매우 적합한 곳이다.

노반장이라는 태족(傣族, 중국에서 다이족이라고 함)의 언어로 ‘물고기가 있는 곳’이다. 노반장 마을은 맹해현에서 불과 43km이지만 험한 진흙길이라서 4륜구동의 차량으로 약 2시간이나 걸린다. 그러나 매년 3월말과 4월초만되면 노반장에 찾아오는 전국각지, 아니 세계각지의 사람들이 줄을 선다.

그리고 찾아온 사람들이 몰고 온 차 중에 비싼 외제차가 많다. 그래서 보이차 애호가들 중에 ‘노반장을 모르면 간첩이다.’라는 말이 있을 만큼 노반장 보이차가 보이차 중에서 명성이 높다.

노반장 마을 입구 과거(2015년전)와 현재 모습

노반장 보이차가 진승호차창을 통해 알려졌고 노반장 보이차 가격도 10년 사이에 1000배이상 급등해서 노반장 마을의 주민들이 빈곤에서 탈출하고 부유한 삶을 누리게 되었다. 매년 마을 전체의 보이차 수입은 1억 위안(약 180억원)정도로 1인당의 연평균 수입은 187만위안(약 3400만원)이다. 부유해진 노반장 사람들이 집집마다 마을에서 백 평 이상의 새집을 짓고 맹해현(마을에서 가장 가까운 도시)에서 집이나 상가를 구입한다. 차량도 2대 이상 보유하고 마을에서 사용하는 것과 도시에서 사용하는 것을 따로 한다.

노반장 사람들이 정말 돈이 많지만 옛날부터 은행에 돈을 맡기는 습관이 없었다. 물론 과거에는 노반장인들이 너무나 가난하고 돈도 없어서 당연히 은행과 가까이 지낼 일도 없겠지만 몇 년 전부터 마을의 입구에 은행이 들어섰다.

이 은행은 노반장 마을 주민에게만 서비스를 제공한다. 노반장에 들어가는 도로도 새로 깔고 있고 마을입구의 대문도 세 번째 짓고 있다. 저자가 2012년부터 매년 노반장에 2번씩 다녔고 마을의 동네 의사인 고건총(高建總) 사장과 친하게 지내고 있어서 노반장인들의 생활변화를 직접 느낄 수 있었다.

다른 차에 비해 차기(茶氣)가 강해서 보이차 애호가들에 의해 보이차 중의 ‘왕’이라고 불리는 노반장 차

노반장보이차는 흰 솜털이 덮힌 길고 굵은 찻잎의 단단한 외형은 인상적이며, 강한 난향(蘭香)에 달콤한 밀향(蜜香)까지 느낄 수 있어서 마치 봄에 꽃이 활짝 핀 과수원에 온 것과 같다. 노만장 보이차 특유의 쓰고 떫은맛이 느끼는 순간 바로 강한 회감(回甘)으로 혀와 구강에 군침이 마치 샘물처럼 흘러나오면서 구강 및 혀, 목구멍까지 달콤하고 상쾌하며, 또한 이런 현상이 오래 지속하고 차탕을 담은 찻잔에도 강한 잔향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노반장 보이차의 특징이다. 다른 차에 비해 노반장의 차기(茶氣)가 유일하게 강해서 보이차 애호가들에 의해 보이차 중의 ‘왕’이라고 불린다.

노반장 보이차(좌측 위쪽), 高建總社長의 茶莊(좌측 아래), 차를 만들고 있는 고건총대표

노반장 보이차는 맛있어서 찾는 사람들이 많고 또한 생산량이 적어 가격은 매우 비싸서 시장에 서 유통하는 노반장 보이차 중에 가짜가 상당이 많다. 노반장 마을의 다원(茶園)면적은 총 4,490마지기이며, 전체의 보이차 수확량은 매년 60톤 정도 불과하다. 그래서 진짜 노반장 보이차는 거의 절반 정도 진승호차창이 구매하고 나머지는 대부분 차산에 찾아오는 보이차 애호가들이 구매하여 수장함으로써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량이 적을 수 밖에 없다.

老班章 高建總社長의 茶園과 家族들 모습

노반장의 주민은 하니족이며, 1476년에 현재 노반장인의 조상은 이곳으로 이사오기 전에 노반장은 노만아(老㬅峨) 마을의 포랑족(布朗族)사람들이 소유하고 있으며 노반장의 차나무도 기원 300년 전후에 포랑족 사람들이 심은 것이었다. 노반장 하니족의 조상은 가까운 격랑화(格朗和)에서 이 곳으로 이사 올 때에 친절한 노만아 마을의 포랑족 사람들에게서 노반장 마을, 주변의 산림과 몇 백년된 차나무를 무상으로 받았다.

그래서 2000년까지 몇 백년 동안에 노반장의 하니족 사람들이 은혜를 갚기 위해 해마다 노만아 마을의 포랑족 사람에게 곡물과 짐승을 바쳤다. 노반장 마을 인구의 증가로 1950년 전후에 부분 마을 주민들이 노반장에서 약 20km 떨어진 곳으로 이주하였으며, 이 곳을 신반장(新班章)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