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전에 사서 방치해 놨던 보이차가 어느날 먹어보니 맛도 괜찬아지고 판매했던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가격도 상당히 올라 있어 진작 더 사둘걸하고 친구와 함께 한 10년 쯤 뒤에는 평생 보이차 걱정하지 말고 마실 수 있게 보이차 좀 사놓자고 했다. 보이차 가격이라는 것이 그렇다. 편당 가격 통당 가격 건단 가격이 다르니 통상 편당 가격보다 통당 가격이 10~20%쯤 싸고, 통당 가격보다 건당 가격이 한 10~20% 쯤 싼 것이 정상이다. 그러니 편당으로 싸는 것은 건당 사는 것에 2/3 가격이니 편당 사는 것은 왠지 많이 손해를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친구와 공동 구매를 해서 반으로 나누기로 하였다. 그래도 우리가 장사하는 것도 아니고 건당 사기에는 많이 부담스러우니 통단위로 사서 반씩 나누자고 의기 투합하였다.
그래서 한국에서 몇통을 구매하였다. 그런대 이 가격도 만만치 않다. 보통 7편 한통에 30만월 넘어 5~60만원까지 하고 조금 괜찬겠다 싶으면 백만원을 넘어가기도 한다. 은퇴하고 무슨 재벌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인가 싶었다. 그런대 중국에 판매 사이트를 보게 되었다. 이는 신세계였다. 왠만한 것은 편당 7~8천원, 조금 괜찬겠다 싶은 것은 1만 3~5천원 수준 여기에 운임은 우리나라 택배비 수준이니. 그렇게 소장품을 늘여가는 중에 아 우리도 몇편쯤은 조금 괜찬은 보이차를 먹어봐야 되지 않을까하고 호사를 부려보기로 했다.
그렇게 산것이 신익호 경세패운 ¥618/편(\105,800/편)과 황금패엽 ¥328/편(\56,153/편) 두편이었다. 한국에서 사는 것이었다면 그냥 보편적인 보이차 한편 값도 안되었겠지만 중국 시장가격으로는 328인민페는 일반적인 보이차 한 통값이니 이 두편을 받아들고 냄새를 맡아보고 어떻게 보관하는 것이 잘 보관하는 것일까 고민도 해 보고, 언제쯤 먹어 볼 수 있을까 기대도 해보고 나름대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보통 차상점에 가서 차를 사면 처음하는 것이 살 차를 시음해 보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알고 차를 산단 말인가? 그렇지만 이렇게 인터넷으로 차를 사면 한번쯤 먹어보라고 시음편 조금 떼어 같이 보내준다. 그러면 이렇게 비싼 차를 샀으면 시음편을 각각 보내주어야하는 것이 아닌가? 근대 비싼 경세패운은 시험편도 안오고 달랑 황금패엽만 시음편이 왔다. 그 것도 표면에 5g 이렇게 표시되어서. 중국에다 시음편을 다시 보내라고 주문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잘 포장되어 보관하기로 맘 먹은 것을 띁을 수도 없고, 보내준 시음편이라도 애지중지 하는 중이다.
최근에 황금 뭐뭐와 괭장히 인연이 많은가 보다. 올해가 황금돼지해라 그런가? 보이차에서 원래 황금이란 글자가 들어가면 쓰레기 이다. 유념을 하여 햇볕에 말리면 큰 3~4엽이 채취되어 따라들어와 제대로 유념이 안되면 햇볕에 말린후 제대로 모양을 같추지 못하고 누런 낙엽이 되어버린다. 이런 것을 황편이라 하는대 이 것이 상품에 섞여들어가면 본래의 상품도 가치가 떨어져 보이므로 골라내 버리거나 아까우면 차농들이 먹기도 하고 그러던 것이다. 만일 누가 사겠다는 사람이 있으면 같이 따온 고급모차가격의 1/10가격, 그래도 사는 사람이 없다. 그런대 최근 유명산지의 찻잎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르다보니 황편도 귀한 대접을 받게 되는 세상이 온 것 같다. 그래서 황편이라는 천한 이름은 떼어버리고 황금엽, 대옆, 茗叶 등등의 날개와 찬사를 듣게 되었다. 이에 대한 연구도 이루어져 폴리페놀 함유량이 높고 다당류가 분해되어 단당류가 많아져 당뇨병에 좋고 혈관에도 좋다는 온갖 헛소리들도 난무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 유명차산의 황편이 값이 싸다보니 이를 원료로 만들면 원료를 속인 것도 아니고 포장만 잘해서 팔면 이윤도 많이 남을 것이니 많은 차 상인들이 제작과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에 맛도 일반모차로 만든 것 보다 쓴맛과 떫은 맛이 적고 단맛이 많다고 하니 일석이조가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도 친구를 꼬시어 몇번 황편 제작품을 샀다. 결과는 그저 그랬다. 쓴맛이 적은 대신 차향도 떨어진다. 물론 떫은 맛도 줄어들었고 단맛은 좀더 나는 편이며 내포성은 좋은 편인대 차가 무슨 약으로 먹는 것도 아니고 노력과 돈을 들려 보리차를 끓이는 것도 아닌 바에 조금은 더 맛있는 차를 마시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 아니겠는가? 물론 가성비도 고려해야겠지만.
그래도 비싸게 주고 산 차니 설명서를 찬찬히 읽어본다. 내가 뭐 신익호 판매점도 아니고 대신 선전해 줄은 없지만 그래도 참고로 설명을 들어보면 우선 작년에 성과가 좋아 올해도 같은 브랜드로 제작을 해 계속 승계해 나갈 것이라는 것이다. 적어도 브랜드가 살아 남으려면 평가가 나빠지면 안되겠지. 그리고 그 비싸다는 노반장 500년된 고차수 신,구잎을 병배하여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최고의 기술자들이 그들의 기술을 총 동원하여 병배하고 성심 성의을 다하여 수차례의 실험을 거쳐 완성했다고 한다. 그래서 최고의 차가 되었다고 하는대 누구는 않그러나? 그들이 말하는 좋은 차는 패기있고 유연한 양면을 다 갖추고, 입안에서 중후한 맛이 있고, 황금빛의 깊고 맑은 탕색에 한점의 푸릇하고 떫은 맛도 있어서는 않되고, 강한 차기운 중에 세밀하게 이어지는 화향과 밀운이 있어야한다고 했다. 참 중국의 과장이야 말로 이태백의 시에서 비류낙하삼천장으로 폭포가 날아서 떨어지는 것이 삼천장이나 된다는 표현을 최고로 치니 과장이 심한 것도 기술이고 미덕인가 보다.
그외에도 좋은 말과 표현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있지만 생략하고, 차 맛을 보기로 한다.
참 시음편 하나 맛보면서 너무 복잡한 것 같아 사진은 생략하고, 그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정편을 띁을 때 사진과 기타 설명을 하기로하고 그냥 글로 대체하기로 한다.
우선 탕기로 우리려고 하는대 시편 5g은 너무 적어 아쉬워 하면서 시편 무게를 달아보니 6.5g으로 그래도 아쉬움을 달래준다. 탕기에 물을 반조금 넘게 넣고 세차 후 시편을 넣고 우린다. 시간은 좀 넉넉하게 8분.
그 맛 한번 이야기 하는대 사설이 참 길기도 하다. 우선 향기는 차향이 난다. 그럼 차가 차향이 나지 무슨 냄새가 나겠느냐 하겠지만, 달콤함에 찻잎향이 어우어져 향긋한 냄새가 나는 차도 그리 많지는 않다. 첫모금을 머금다. 뭔가 입안에 들어왔다는 것을 느낀다. 쓴맛 전혀 없는 것 같다. 그냥 이런 것이 차 맛인가?하는 그러면서 단맛이 살짝 느껴진다. 아 입에 들어왔다는 것이 차향의 맛이었다. 차의 푸릇한 향이나 맛이 아니라 아 이런 과일도 있었나 하는 그런 맛 잡미라고는 하나도 없다. 그냥 부드럽게 입안에 머물다 약간의 단맛을 남기고 목구멍으로 넘어간다. 그리고 조금의 여운은 남아있지만 그리 길지는 않은 것은 아쉽다. 요사이 3종류의 황편을 맛 보았다. 그중 제일 좋은 인상을 남기는 것 같다. 내포성도 그리 떨어지지 않는다. 6.5g 이잔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