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의 떫은맛

차 이야기/보이차 이야기 2020. 3. 3. 23:20 Posted by 거목

쓴맛과 마찬가지로 떫은맛도 그리 사랑받는 맛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멀리하는 맛이지요.
그러나 떫은맛을 가진 것들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습니다.
포도주, 커피, 덜 익은 감, 여러 과일 등에서 나옵니다.
사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떫다는 느낌은 맛이 아니라 자극입니다.
어떤 성분이 혀 점막에 닿으면서 조이는 작용, 즉 수렴작용을 하는 현상입니다.

그 성분들은 폴리페놀, 카테킨, 탄닌 등입니다.
그래서 폴리페놀 함량이 약 30% 이상이나 되는 보이생차는 마시면 떫은맛이 느껴집니다.
반대로 폴리페놀이 산화되어 함량이 낮아진 보이숙차에서는 떫은맛이 거의 느껴지지 않지요.
요즘에는 소비자의 취향에 따라서 떫은맛을 가진 숙차도 나옵니다만,
대부분의 숙차는 떫은맛이 없습니다.
생차의 강한 수렴성을 없애기 위해 개발된 것이 숙차니까요.
떫은맛은 경우에 따라서 불쾌한 느낌을 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쓴맛과 마찬가지로 그 자체로도 그렇고 다른 성분들과 결합이 되면 차의 풍미를 올려줍니다.
마치 포도주에 적당한 탄닌이 풍미를 올려주는 것과 같습니다.
회감을 내는 성분도 폴리페놀의 일종인 플라본으로 추정하는 것도 이런 이유입니다.
차에 있는 카테킨은 그 종류에 따라서 떫은맛의 강도도 달라지고 맛의 느낌도 달라집니다.
보이생차를 마실 때 떫은맛이 살짝 느껴지고 얼마 뒤 단맛이나 감칠맛으로 바뀌면
좋은 품질의 생차로 봅니다.
반대로 그 강도가 매우 강하거나 혀에 오래도록 남고 다음 잔을 마셔도 중첩되는 느낌이 든다면
품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여깁니다.
쓴맛과 마찬가지로 떫은맛 자체를 즐기는 사람이 있다면 문제 없겠지만,
이렇게 강한 떫은맛이 나오는 생차가 있다면 좀 더 보관해 두었다가 나중에 마시면 됩니다.
그 기간은 차에 따라서 보관하는 환경에 따라서 천차만별이겠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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