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차의 향기

차 이야기/보이차 이야기 2020. 3. 3. 23:39 Posted by 거목

보이차에서 나올 수 있는 향기를 살펴보겠습니다.


청향:
맑고 높으며 깨끗한 향기입니다.
형용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갓 만든 쇄청모차, 보이생차에서 나오는 향기입니다.
대체적으로 봄철 만든 차에서 나오며 신차의 특징이기도 합니다.
빠르면 2년 이내, 늦어도 3년 정도 유지되다가 다른 향기로 전환됩니다.


대표적인 향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꽃향:
특정할 수 없는 여러 꽃향기를 말합니다.  높고, 깔끔하고 복합적인 꽃향기가 납니다.


난꽃향:
난꽃과 비슷하다고 특정할 수 있는 꽃향기입니다.
풍란, 한란과 비슷합니다.
지역과 품종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대표적으로 경매차산, 석귀 등이 있습니다.
빠르면 2년 이내, 늦어도 3년 정도 유지되다가 다른 향기로 전환됩니다.


사탕수수향, 수분 많은 과일향:
사탕수수의 시원하고 달콤함이 느껴지는 향기입니다. 

고온에서 건조한 홍차의 캐러멜 향기와는 많이 다릅니다.


열대과일향:
파인애플, 피타야, 망고스틴 등 열대과일에서 느낄 수 있는 달콤한 향기입니다.
높은 채엽 기준과 품종, 지역에 영향을 받습니다.
대표적으로 임창의 서남부, 보이의 북부 지역 차에서 나옵니다.
역시 청향, 난꽃향과 마찬가지로 3년 이내에 다른 향기로 전환됩니다.
이상 달콤한 향기 계열은 네놀리돌, 이오논, 리나놀, 리모넨 등의 성분이 주를 이룹니다.
저장 시간이 길어지면서 향기의 특징은 진향 계열로 바뀝니다.


진향:
해묵은 느낌의 향기를 말합니다.
형용할 수 있는 범위가 매우 넓습니다.
진향의 종류는 아래와 같습니다.


나무향:
잘 마른 나뭇단에서 나오는 향기와 비슷하며 끝에 달콤한 느낌을 동반합니다.
건창보관한 차에서 느낄 수 있는 향기로 청향이나 꽃향 등 신차의 향기가
사라진 후 3~10년 사이에 나옵니다.
약한 습창차에서도 나오긴 합니다만 강도는 약합니다.


버섯, 숲속향:
비온 뒤 숲에서 맡을 수 있는 시원하고 편안한 향기와 비슷합니다.


벌꿀향:
벌꿀에서 나오는 매우 농축된 달콤한 향기를 말합니다.
주로 어린 이파리로 만든 보이생차에서 나오며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대부분 저장 과정을 거쳐 만들어집니다.  건창 환경에서 보관했을 때 5~10년 사이에 진하게 나옵니다.
경매, 방외, 석귀, 방동, 대설산, 망지, 유락... 등등 여러 지역에서 광범위하게 나타납니다.


대추향:
말린 대추를 끓였을 때 나오는 향기와 비슷합니다. 대추차의 향기를 생각하면 됩니다.
주로 큰 이파리가 포함된 이파리로 만든 차가 익어가면서 나옵니다.
생차는 대표적으로 육대차산의 이무, 만전의 고수차에서 느낄 수 있으며
숙차는 지역에 상관없이 큰 이파리로 만든 차에서 대추향을 맡을 수 있습니다.


장향:
녹나무, 장향목에서 나오는 향기와 매우 흡사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장향목이 드물어서 상상하기 어렵겠습니다만,
계피와 비슷하면서도 좀 더 낮은 노트의 향기로 생각하면 됩니다.
오래되었다는 노차에서 나오는 대표적인 향기 중 하나입니다.
숙차, 혹은 생차를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보관했을 때 나오며 미생물의 참여가 있어야 나오는 향기입니다.
저장 연수에 따라서 나눈다는 글도 있습니다만, 습창으로 보관했을 때 2~3년 미만으로도 만들어지는 향기입니다.


삼향:
인삼과 비슷한 향기입니다.
역시 미생물의 참여가 있을 때 나오는 향기입니다.
장향과 마찬가지로 노차에서 나오는 향기 중 하나입니다.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보관하면 단시간 내로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안 좋은 향기를 보겠습니다.
향기라고 표현을 했지만, 정서나 이해상 냄새라고 표현해야겠지요.
안 좋은 냄새는 직접적으로 느껴지는 냄새입니다.
본능적으로 표현한다면 뭐라고 포장해도 좋게 말하기 어려운 냄새입니다.
이렇게 말해도 말하는 사람에 따라서 좋지 못한 냄새를 "보이차는 원래 그래"이러고 넘어가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차의 금액은 차치하고 건강을 위해서 피해야 하는 차입니다.
그럼 하나씩 살펴보겠습니다.


연기 냄새(연미):  쉽게 말해서 탄 냄새입니다.
고급 정산소종에서 나는 우아하고 은은한 소나무 연기 냄새, 즉 송연향과는 차이가 큽니다.
유기체가 탈 때 나는 냄새입니다만, 찻잎이 타버린다고 고약한 냄새는 나지 않습니다.
그냥 매캐한 연기가 느껴지는 냄새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 냄새 자체로는 건강에 해롭다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연미는 같은 농도의 청향보다 강력하게 느껴집니다.
아무리 좋은 산지의 차라고 해도 고유의 향기가 없고 오로지 탄 냄새만 난다면 당연하게 품질도 떨어집니다. 이런 현상은 대형 가공장에서는 곤통형 살청기계를 잘 관리하지 않았을 때, 그리고 일반 농가에서는 살청할 때 불 조절, 솥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을 때 나타납니다.
유명 산지의 차들은 2008년 전까지 만들어진 차에서 많이 나옵니다.
그전에는 찻값이 지금처럼 좋지는 않아서 차를 덖을 때 지금처럼 신경을 많이 쓰지 않았습니다.


곰팡이 냄새 (매미) :
우리나라에서 보관한다면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냄새입니다만, 오래된 차에서 매우 흔하게 맡아볼 수 있는 냄새입니다. 일부 지역에서는 보관에 주의하지 않으면 쉽게 나타나는 냄새입니다.
바닷가, 산중에서, 혹은 도시의 아파트라고 해도 일교차가 큰 곳의 밀폐된 곳에서(베란다, 발코니) 보관하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곰팡이 냄새입니다.
장마철 습한 환경에서 오래된 장롱 문을 열었을 때, 혹은 지하실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그런 냄새입니다.
이런 냄새는 차에 곰팡이가 피었을 때 나오는 냄새로 보통 고온다습한 환경에 보관하면
차에 곰팡이가 피면서 곰팡이 냄새를 풍기는 방향성분이 만들어집니다.
불쾌한 냄새로 평소 녹차나 생차, 오룡차 위주로 차를 마셨던 사람들은 멀리하는 냄새입다만,
일부 사람들에게 가장 관대하게 평가되는 냄새입니다.
관대한 이유는 아주 많은 노차에서 나오는 냄새이기 때문입니다.
예전 대부분의 노차는 홍콩, 대만에서 보관되었던 보이차입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어느 정도의 시간 동안 저장되었던 차라서 기본적으로 곰팡이가 발생하고
곰팡이 냄새가 납니다.
익숙해지면 원래 보이차는 이런 냄새가 나야 한다고 적응되어 버립니다.
곰팡이의 해로움에 대해서 아무리 말을 해도 좀처럼 바뀌지 않는 습관이기도 합니다.


향냄새, 화장품 냄새:
태우는 향, 바르는 화장품 냄새입니다. 아, 향수와 섬유 유연제, 세제도 포함됩니다.
이런 종류의 냄새는 매우 진한 농도의 향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한 번 배어 들어가면 좀처럼 빠지기 어렵기도 하고요.
기본적으로 차는 냄새를 흡수하는 성질이 강합니다만,
반대로 잘 내보내기도 합니다. 하지만 농도가 매우 진한 종류는 여전히 차에 남아서 차를 우릴 때
같이 뿜어져 나옵니다. 향 냄새는 주로 스님들이 보관하는 차에서 많이 나옵니다.
스님들은 자주 향을 태우고 그 향기에 익숙해서 차에 배어버린 향 냄새를 잘 모릅니다.
하지만 일반 사람들이 차를 우려보면 바로 느낄 수 있는 향냄새가 나옵니다.
화장품, 향수도 마찬가지입니다. 두 가지 모두 매우 진한 농도의 향기를 가지고 있어서 한 번 차에 스며들면
좀처럼 빠지기 어렵습니다.


단백질 부패 냄새
주로 불량한 환경에서 만들어진 숙차, 혹은 습창차에서 나옵니다.
곰팡이 냄새와는 확연하게 다른 고기가 썩는 고약한 냄새가 나옵니다.
심한 경우 생선이 부패할 때 나오는 비릿하면서 지독한 악취가 나기도 합니다.
맡기에도 꺼려지는 냄새입니다만, 역시 일부 사람들은 차가 익어가면서 나오는 "진향"
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차는 어디까지나 "식품"입니다.
식품의 본질은 안전과 풍미입니다.
제과점에서 빵을 샀는데 빵에서 썩은 생선 냄새가 난다면 정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겠지요.
차에서 어떤 불쾌한 냄새가 나온다면 어떤 이유에서든 잘못된 경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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